2005년 03월 10일
어느 시작.
심심풀이로 두들기는 중.
블로그 놀이~
"호오, 이 곳에 아직도 살아남은 엘프가 있었군."
삭막한 기운이 역력한 검은 병사들이 서서히 소녀의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의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 하고 있었다.
'으음, 여긴 어디? 난 누구...라는 건 알지만, 대체 여긴 뭐야?'
사방을 둘러봐도 폐허 뿐이었다. 얼핏 살펴도 이 숲과 공존하며 상당히 정갈한 아름다움을 뽐내었을 마을이 초토화되어 있고, 소녀는... 그 한가운데에 있었다. 아무래도 이 마을은 마치 엘프의 마을처럼, 숲의 중심에 위치한 것 같았다. 하지만, 소녀는 이 곳이 절대 엘프의 마을이 아니라고 확신했다.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오랜 세월을 돌아다녀왔던 엘프의 마을들을 떠올려 보았을 때, 이 곳은 그 중의 그 어느 곳도 아니였기 때문이다.
"후, 운 좋게 우리를 피해 있었던 것 같지만, 그 운은 아무래도 단발성이었던 것 같군. 안 그래도 이 녀석들이 아직도 피를 원하고 있는데, 감사를 표한다."
잠시 결과가 보이지 않는 생각을 이어가던 소녀의 상념을 회색 옷을 입은 남자가 끊어버렸다. 당연히 그녀의 입장에서는 그 태도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가뜩이나 정신이 산만한데 이 따따부따 말 많은 녀석은 뭐람. 넌 뭐야?"
"알려줄 필요는 없겠지. 어린 엘프여."
회갈색 로브를 뒤집어 쓴 이상한 남자는 소녀가 봤을 때, 어쩐지 우쭐해 하고 있었다.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지금의 알 수 없는 기묘한 상황에서 그녀가 뭔가를 물어볼 수 있는 녀석은 그 남자 정도 뿐이었다. 그가 거느린 이상한 검은 녀석들은 아무리 생각해도 그다지 말이 통할 것 같지가 않았고, 겸사 겸사...
"으윽?!"
저 녀석이 먼저 공격을 해 왔으니까 정당방위가 성립되었다. 소녀는 가벼운 도약으로 남자가 집어던진 묘한 불덩이를 뛰어 넘었다. 그녀를 맞추지 못한 불덩이는 그대로 날아가 가뜩이나 너저분하게 박살난 마을의 폐허를 더욱 처참하게 만들었지만, 어차피 워낙 엉망이었으니 별로 티도 나지 않았다.
순간적으로 소녀는 자신의 검을 꺼내려 했으나, 그녀의 대검은 꺼내는 일만 하려 해도 프로텍터를 조작해야 해서 이모 저모 귀찮았기 때문에 적당한 위치에 있는 검은 병사를 그대로 위에서 아래로 대각선 방향으로 날아 내려오며 걷어 차버렸다. 높은 곳에서 떨어져 내리며, 염동력으로 몸을 컨트롤해 걷어차는 것인지라 숲의 탑을 뽑지 않아도 충분히 강력한 힘을 낼 수 있었다. 물론 제대로 사용하려면 숲의 탑에 염동력을 실은 체로 탑승하여 가속력을 얻어야 했겠지만, 이런 피라미 녀석은 이 정도로도 충분했다.
공격은 킥이였지만, 실상은 거의 검으로 후려 가른 듯한 참격이었다. 소녀는 간만에 '적'을 날려버리고 나니, 어쩐지 그간 쌓여오던 스트래스도 무력감도 다소 사라지는 기분이 들엇다. 모처럼이니 이 상쾌함을 몸으로 표현해 본다. 어깨도 빙빙 돌리고, 무릎도 허리도 쫙쫙 펴주었다. 소녀는 역시 자신은 몸을 움직이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으으음, 이런 것도 참 오래간만이네. 역시 상대가 없으면 뭘 해도 시시하다니까."
하지만 상쾌함의 맥은 금방 끊어져 버렸다. 주의깊게 살펴볼 것도 없이, 주변은 엘프의 것과 흡사한 마을이 완전히 쑥대밭이 되어 있었고, 주변의 이 녀석들은 본격적으로 살기를 띄기 시작 했으니까. 아무리 뻔뻔한 엘프 소녀라도 이런 와중에 즐거워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
"그레플링? 이 꼬마 계집애가 제법 재주를 부리는구나."
다행스럽게도 '크크크' 하는 웃음을 짓지는 않았지만, 저 정도로도 충분했다. 소녀는 질려버린 어조로 생각을 곧바로 입 밖으로 내뱉어 버리고 말았다.
"으엑, 연습이라도 한 듯한 진부한 말이다."
"큭, 상관하지 마!"
"얼굴을 붉히는 것을 보니 제대로 찍은 것 같은데. 좌우지간 꼬마라니, 난 이래뵈도 백살은 좀 더 먹었단 말이야. 물론 그렇게는 안 보인다는 것은 나 자신이 가장 잘 알지만..."
말을 이어가려던 도중, 소녀는 그제서야 무언가를 깨달았다. 본인에게 너무나 동요가 없었기 때문에 있을 수 있었던 일이지만.
'그러고 보니, 저 녀석, 엘프가 아니잖아?'
꽤나 화가 나서 욹그락 붉프락 하고 있지만, 팔도 두개 다리도 두개 머리도 하나이지만, 어딘가 다른 느낌이 들었다.
'뭔가 엄청... 재밌게 되었는데.'
소녀는 처음으로 대면하게 된 지성을 지닌 이종의 생명체에게 나름대로 최대의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건냈다. 본인 스스로는 검격 다음으로 무척 자신 있어하는 부분이었다.
"안녕, 넌 인간이야?"
"이 맹랑한 녀석, 내가 어디가 인간으로 보인단 말이냐!"
"아 그거야, 팔 두개 다리 두개 머리 하나. 그리고 엘프는 아니다. 인간이잖아 아무리 생각 해도? 딱히 키가 작은 것 같지도 않은데."
모처럼 노력했건만 상대는 얼굴만 조금 붉힐 뿐이었다. 저렇게 정색하고 화를 내도 곤란하다. 덤벼들지는 않으면서 저렇게 말로만 화를 내면, 베어버릴 수도 없잖는가. 게다가 생예에 최초로 만난 인간(?)이기도 하고 말이다. 조금 적당히 화해하는 편이 좋을까. 이럴 줄 알았으면 괜히 부하를 걷어 차버렸다고 소녀는 생각 했다.
'하지만 그래도 먼저 공격한 것은 저 쪽이고... 으음, 이럴 때는 역시 어른스럽게 나서자.'
소녀는 한 살이라도 더 먹은 자신이 참아야겠다고 생각 했다. 상대가 이 생각을 알아차리면 정말 엄청나게 화를 냈겠지만, 유감스럽게도 상대는 이 어딘가 미묘하게 수상한 엘프 소녀가 말 그대로 너무나 수상해서 정체를 짐작하느라 바쁜 상태였다.
엘프 소녀가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말 했다.
"자자, 불덩이를 던진 것은 용서해 줄테니까. 화 내지 마. 악수 할래?"
"뭐, 뭐?"
"아니면 뺨에 키스라도 해 줄까? 후후."
남자인 것 같지만 어차피 엘프도 아니니까, 엘프 소녀의 입장에서는 일종의 강아지나 아기 사슴을 쓰다듬는 거랑 크게 다를 것도 없었다. 물론 보편적인 엘프 소녀의 사상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이 소녀가 별종인 것이다.
이렇게 남자는 더욱 얼굴을 붉히며 언동과는 전혀 다른 위협적인 대사를 참으로 설득력 없게 연거푸 내뱉기 시작했고, 엘프 소녀는 나름대로 이 새로운 교류를 즐겼다. 남자와 비슷한 옷을 입은, 그의 동료처럼 보이는 다른 자가 어떤 엘프 여성의 시신을 가져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영원히 노려지지 않을 것을 지키기 위해 자라온 소녀는, 처음으로 자신의 사명을 위해서 검을 뽑아들었다. 아마 그들은 놀랄 것이다. 그리고 소녀에게 묻겠지, 너는 무엇이냐고.
엘븐 나이트 세르피나, 아직은 무엇이 어찌 되었는지는 파악하지 못 하고 있었다.
블로그 놀이~
"호오, 이 곳에 아직도 살아남은 엘프가 있었군."
삭막한 기운이 역력한 검은 병사들이 서서히 소녀의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의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 하고 있었다.
'으음, 여긴 어디? 난 누구...라는 건 알지만, 대체 여긴 뭐야?'
사방을 둘러봐도 폐허 뿐이었다. 얼핏 살펴도 이 숲과 공존하며 상당히 정갈한 아름다움을 뽐내었을 마을이 초토화되어 있고, 소녀는... 그 한가운데에 있었다. 아무래도 이 마을은 마치 엘프의 마을처럼, 숲의 중심에 위치한 것 같았다. 하지만, 소녀는 이 곳이 절대 엘프의 마을이 아니라고 확신했다.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오랜 세월을 돌아다녀왔던 엘프의 마을들을 떠올려 보았을 때, 이 곳은 그 중의 그 어느 곳도 아니였기 때문이다.
"후, 운 좋게 우리를 피해 있었던 것 같지만, 그 운은 아무래도 단발성이었던 것 같군. 안 그래도 이 녀석들이 아직도 피를 원하고 있는데, 감사를 표한다."
잠시 결과가 보이지 않는 생각을 이어가던 소녀의 상념을 회색 옷을 입은 남자가 끊어버렸다. 당연히 그녀의 입장에서는 그 태도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가뜩이나 정신이 산만한데 이 따따부따 말 많은 녀석은 뭐람. 넌 뭐야?"
"알려줄 필요는 없겠지. 어린 엘프여."
회갈색 로브를 뒤집어 쓴 이상한 남자는 소녀가 봤을 때, 어쩐지 우쭐해 하고 있었다.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지금의 알 수 없는 기묘한 상황에서 그녀가 뭔가를 물어볼 수 있는 녀석은 그 남자 정도 뿐이었다. 그가 거느린 이상한 검은 녀석들은 아무리 생각해도 그다지 말이 통할 것 같지가 않았고, 겸사 겸사...
"으윽?!"
저 녀석이 먼저 공격을 해 왔으니까 정당방위가 성립되었다. 소녀는 가벼운 도약으로 남자가 집어던진 묘한 불덩이를 뛰어 넘었다. 그녀를 맞추지 못한 불덩이는 그대로 날아가 가뜩이나 너저분하게 박살난 마을의 폐허를 더욱 처참하게 만들었지만, 어차피 워낙 엉망이었으니 별로 티도 나지 않았다.
순간적으로 소녀는 자신의 검을 꺼내려 했으나, 그녀의 대검은 꺼내는 일만 하려 해도 프로텍터를 조작해야 해서 이모 저모 귀찮았기 때문에 적당한 위치에 있는 검은 병사를 그대로 위에서 아래로 대각선 방향으로 날아 내려오며 걷어 차버렸다. 높은 곳에서 떨어져 내리며, 염동력으로 몸을 컨트롤해 걷어차는 것인지라 숲의 탑을 뽑지 않아도 충분히 강력한 힘을 낼 수 있었다. 물론 제대로 사용하려면 숲의 탑에 염동력을 실은 체로 탑승하여 가속력을 얻어야 했겠지만, 이런 피라미 녀석은 이 정도로도 충분했다.
공격은 킥이였지만, 실상은 거의 검으로 후려 가른 듯한 참격이었다. 소녀는 간만에 '적'을 날려버리고 나니, 어쩐지 그간 쌓여오던 스트래스도 무력감도 다소 사라지는 기분이 들엇다. 모처럼이니 이 상쾌함을 몸으로 표현해 본다. 어깨도 빙빙 돌리고, 무릎도 허리도 쫙쫙 펴주었다. 소녀는 역시 자신은 몸을 움직이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으으음, 이런 것도 참 오래간만이네. 역시 상대가 없으면 뭘 해도 시시하다니까."
하지만 상쾌함의 맥은 금방 끊어져 버렸다. 주의깊게 살펴볼 것도 없이, 주변은 엘프의 것과 흡사한 마을이 완전히 쑥대밭이 되어 있었고, 주변의 이 녀석들은 본격적으로 살기를 띄기 시작 했으니까. 아무리 뻔뻔한 엘프 소녀라도 이런 와중에 즐거워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
"그레플링? 이 꼬마 계집애가 제법 재주를 부리는구나."
다행스럽게도 '크크크' 하는 웃음을 짓지는 않았지만, 저 정도로도 충분했다. 소녀는 질려버린 어조로 생각을 곧바로 입 밖으로 내뱉어 버리고 말았다.
"으엑, 연습이라도 한 듯한 진부한 말이다."
"큭, 상관하지 마!"
"얼굴을 붉히는 것을 보니 제대로 찍은 것 같은데. 좌우지간 꼬마라니, 난 이래뵈도 백살은 좀 더 먹었단 말이야. 물론 그렇게는 안 보인다는 것은 나 자신이 가장 잘 알지만..."
말을 이어가려던 도중, 소녀는 그제서야 무언가를 깨달았다. 본인에게 너무나 동요가 없었기 때문에 있을 수 있었던 일이지만.
'그러고 보니, 저 녀석, 엘프가 아니잖아?'
꽤나 화가 나서 욹그락 붉프락 하고 있지만, 팔도 두개 다리도 두개 머리도 하나이지만, 어딘가 다른 느낌이 들었다.
'뭔가 엄청... 재밌게 되었는데.'
소녀는 처음으로 대면하게 된 지성을 지닌 이종의 생명체에게 나름대로 최대의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건냈다. 본인 스스로는 검격 다음으로 무척 자신 있어하는 부분이었다.
"안녕, 넌 인간이야?"
"이 맹랑한 녀석, 내가 어디가 인간으로 보인단 말이냐!"
"아 그거야, 팔 두개 다리 두개 머리 하나. 그리고 엘프는 아니다. 인간이잖아 아무리 생각 해도? 딱히 키가 작은 것 같지도 않은데."
모처럼 노력했건만 상대는 얼굴만 조금 붉힐 뿐이었다. 저렇게 정색하고 화를 내도 곤란하다. 덤벼들지는 않으면서 저렇게 말로만 화를 내면, 베어버릴 수도 없잖는가. 게다가 생예에 최초로 만난 인간(?)이기도 하고 말이다. 조금 적당히 화해하는 편이 좋을까. 이럴 줄 알았으면 괜히 부하를 걷어 차버렸다고 소녀는 생각 했다.
'하지만 그래도 먼저 공격한 것은 저 쪽이고... 으음, 이럴 때는 역시 어른스럽게 나서자.'
소녀는 한 살이라도 더 먹은 자신이 참아야겠다고 생각 했다. 상대가 이 생각을 알아차리면 정말 엄청나게 화를 냈겠지만, 유감스럽게도 상대는 이 어딘가 미묘하게 수상한 엘프 소녀가 말 그대로 너무나 수상해서 정체를 짐작하느라 바쁜 상태였다.
엘프 소녀가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말 했다.
"자자, 불덩이를 던진 것은 용서해 줄테니까. 화 내지 마. 악수 할래?"
"뭐, 뭐?"
"아니면 뺨에 키스라도 해 줄까? 후후."
남자인 것 같지만 어차피 엘프도 아니니까, 엘프 소녀의 입장에서는 일종의 강아지나 아기 사슴을 쓰다듬는 거랑 크게 다를 것도 없었다. 물론 보편적인 엘프 소녀의 사상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이 소녀가 별종인 것이다.
이렇게 남자는 더욱 얼굴을 붉히며 언동과는 전혀 다른 위협적인 대사를 참으로 설득력 없게 연거푸 내뱉기 시작했고, 엘프 소녀는 나름대로 이 새로운 교류를 즐겼다. 남자와 비슷한 옷을 입은, 그의 동료처럼 보이는 다른 자가 어떤 엘프 여성의 시신을 가져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영원히 노려지지 않을 것을 지키기 위해 자라온 소녀는, 처음으로 자신의 사명을 위해서 검을 뽑아들었다. 아마 그들은 놀랄 것이다. 그리고 소녀에게 묻겠지, 너는 무엇이냐고.
엘븐 나이트 세르피나, 아직은 무엇이 어찌 되었는지는 파악하지 못 하고 있었다.
# by | 2005/03/10 18:57 | 글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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