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동생과

언제나 그렇듯이 정오에 일어나서 뒹굴거리다 일어나니, 12시를 상당히 오버. 제목엔 아침이라 했지만 사실상 오후다.

늘 그렇듯이 동생 방에 들어가니 마침 동생은 학원을 가기 위해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본인은 자고 막 일어난지라 안경도 장착하지 않은 상태. 아무런 거리낌 없이 침대로 다이브. 그러자 동생도 풀썩.

동생 : 행복하게 같이 누워있는 얘들을 흩어놓지 마.

침대의 핵심에 가까운 부분에, 곰 인형과 토끼 인형이 나란히 누워 있었다. 곰은 말 그대로 갈색, 토끼는 분홍색. 사이즈도 비슷해서 커플링하기 딱 좋은 녀석들이다.

나 : 토끼랑 곰이라니, 이런 자연법칙을 위배하는 사랑따위 인정할 것 같으냐.

동생 : 괜찮아, 사랑은 없는 사이니까.

나 : 그럼 서로의 육체만을 탐하는 사이라는 거야?

그러자 동생은 토끼를 곰 인형 위에 얹어 놓았다. 잠시 히히덕 거리다가 이윽고 토끼를 내 위에 올려놓고(...) 웃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덕분에 브레지어 끈을 잡아당기기에 무척이나 저스트힛트한 찬스였기에 바로 실행했다. 그러자 바로 날아온 반격에 고통스러워 하고 있을 때였다.

동생 : 건들지 마. 나 지금 가시 박혀서 아프단 말이야.

나 : 그래? 어디?

동생은 자신의 오른손바닥 한 구석을 보여주었다. 조그마한 나무 파편이 박혀 있었다.

나 : 엄마에게 파달라고 그래.

동생 : 내가 팔 수도 있어. 그런데 귀찮아서 안 하는 거야.

나 : 뭐 그런 거야, 시간이 지나면 면역이라던가 이런 저런 거 때문에 녹아서 없어져.

동생 : 그래? 얼마나 걸려?

나 : 한달? 두달?

끝까지 안 빼고 녹여 없엘 작정이었는지, 뭔가 기한에 대해서 불만스러운 느낌이었다.

동생 : 아, 그런데 그럼 이런 건 어떨까? 사람을 박는 거야.

나 : ...뭐?

동생 : 그러니까 덩치 엄청 큰 악당이 자기 몸에 사람을 박는 거지. 그럼 녹아서 없어질 거 아냐.

나 : 엽기적이구만.

동생 : 으악, 다리가 녹고있어! 라던가. 그렇게 악당들을 물리치는 거야.

나 : 어느 쪽이 악당인 거야 도대체...

동생 : 그렇게 자기 몸에 박아서 녹여 없에는데, 바깥의 머리는 안 녹아서 그냥 붙어있는 거야. 그래서 정의의 용사지만 추해서 아무도 다가오지 않아. 그래서 고독한 정의의 아군.

나 : 정의쪽으로 낙찰이냐.

by 달지않은고구마 | 2005/01/29 13:19 | 일상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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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알바트로스K at 2005/01/29 13:22
참으로 좋은 사이입니다 (....)
그렇게 공격하다 동생분의 반격이 아프겠군요 -_-;
Commented by 도박면상 at 2005/01/29 15:29
으음..-_-y~
제 동생은 사나워서..부럽군요;
Commented by 메르츠키엘 at 2005/01/29 16:21
미친게지...;
Commented by 달지않은고구마 at 2005/01/29 16:25
알바// 주거니 받거니 하는 사이에 정이 싹트고 자라는거죠.
도박// 제 동생은 흉폭합니다.
메르// 니마 메너염.
Commented by 제노제네시스 at 2005/01/29 16:33
멋진 동생님 (쿨럭)
Commented by 딸아이의곰인형 at 2005/01/30 18:56
이 인간이 정말! 내가 뭐가 흉폭해. 집에 돌아오기만 해봐 ..맴매해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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